이규창 미카엘 전주교구연합회 주잡곡위원장(등용분회 총무)
이제껏 살아오면서 조직의 연수라는 목적으로 10여 일간의 일정을 소화하기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낮선 이국땅, 더욱이 최빈국중의 하나인 방글라데시아에서 말이다. 또한 가톨릭농민회의 깃발아래 공동의 가치실현을 위해 모인 연수단이지만 낮선 사람들과의 생활은 나로 하여금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게 만들었다.
근데 이 마음이 기우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루 이틀 연수단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일상과 품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연수단의 일상을 같이 공유하면서 긴 시간 삶을 공유했던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관계가 풍성해 졌다. 우리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온몸으로 농사를 짓는 농부들, 힘들지만 지치지 않고, 느리지만 서둘지 않고, 부족하지만 만족해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모든 것을 기계에 의존하며 삶으로서가 아닌 직업으로서만 농부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내 가족들이 그 곳의 가족들처럼 밝은 모습을 지으며 살아가고 있는가, 난 내 땀 흘린 노동의 가치보다 더 많은 것을 취하려 하지 않았는가’ 등의 여러 가지의 생각이 들며 부족한 내면을 되돌아보게 했다.
이번 연수의 의미는 국제교류 및 회원의 단기교육이라는 말을 되새겨본다. 단기 교육이 나에겐 사람과 사람의 교육이었다. 몇 십년을 가농과 함께 해 오신 여러 선배님들, 그리고 동시대를 사는 여러 동지들과의 교류, 그리고 그분들의 삶을 엿보면서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며 담금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연수지 현지인들의 겸손한 삶의 모습에서 나 스스로 가톨릭농민회 회원으로서 긍지와 진정한 농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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