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계시는 회원 형제자매 여러분.
한국 가톨릭농민회가 농촌사회 민주화를 위해 일해 온 지 내년이면 50년이 됩니다. 우리에게는 지난 50년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농촌사회와 농민들의 앞으로 50년을 준비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무수한 갈등과 투쟁 속에서도 가톨릭농민회는 이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20년 전 부터는 이 땅의 생명살림을 위해 많은 회원들이 농촌에서 애써왔습니다. 하루도 쉼 없이 땀 흘리며 가꾼 성과들이 이제야 막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록 규모는 보잘 것 없지만 화학농업으로 땅과 물, 공기가 죽어가는 오늘날 이 땅과 밥상을 살려내는데 분명한 역할을 했습니다. 농민들의 피땀이 없었더라면 이러한 성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민회원의 생명농산물이 50%도 채 나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 농민들은 스스로 밥상살림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농업으로 생명살림을 해놓고 정작 농민들은 죽은 밥상을 차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벼농사를 지은 농민회원은 과수농사를 지은 농민회원의 과일을 먹고, 과수농사를 지은 농민회원은 벼농사를 지은 농민회원의 쌀로 밥상을 차리는 풍토가 필요한 때입니다. 농민부터 시작하여 도시생활공동체, 나아가 온 교회가 함께 생명밥상을 차리는데 적극 나서야 하겠습니다.
이 정부는 언론까지 동원하여 GAP으로 화학농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생명과 밥상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 농민회원들의 노력이 더욱 필요합니다. 정부의 농업말살정책에도 굴하지 않고 20년 동안 갈고닦은 정신으로 운동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농촌에서는 많은 농민들이 피땀을 흘리며 풀과의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우리 문제는 우리들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힘들겠지만 함께 가톨릭농민회 생명공동체 운동을 위해 열심히 일합시다.
가농 창립 50주년인 내년부터는 우리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봅시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정현찬 미카엘 전국회장
2015년 8월 '농민의 소리'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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