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시작하는 현장체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다.
새로운 곳에서 어찌 헤쳐갈까 걱정도 했지만 이럴 때 선배동지들의 금쪽같은 경험이 있지 않는가? 늘 들어오던 이야기이다.
처음 가는 곳에 조직은 두 귀로 해야 한다. 진정한 소통이란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지지가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최대한 들어주고 맞장구쳐주고 격려하고 지지하는 마음이 전달되어야 한다. 그러니 내가 나서서 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 마음을 열자. 만사형통이다.
오늘 처음 간 곳은 이 지역에서 꽤 자리 잡은 "아그리 비오"라는 곳으로 소 사육, 밀농사, 자급사료 등으로 유기 농사를 하고 가공공장까지 해서 각종 국수, 빵을 만들어 유통까지 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 각각 자기 역할을 잘 하고 있는 듯하고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1차 농사에 2차 가공까지 유기순환 농업을 하고 판로도 안정적으로 확보한 젊은 농민 그룹.. 벨기에 농업의 밝은 미래를 보는 듯해서 좋았고 우리 안에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것이라 마음에 담았다. 시설안에 소비자를 위한 교육공간이 있으면 더 좋겠다 싶었지만 말도 잘 안되고 지금처럼만 지속해도 자연스레 여러 방편을 찾을 것 같았다.
오후 일정으로 방문한 곳은 너무도 익숙한 urban living community 다. 텃밭도 만들고 유기농사 교육도 하고 함께 모여 여러 소모임을 하며 농업, 농촌과 연대 협력을 모색하는 곳이다. 여성들만의 조직으로 우리 도시생활공동체와 많이 닮았다. 우리의 좋은 경험을 말해주고 싶었지만... 오히려 그들의 활동을 들어주고 격려하는 것이 훨신 잘한 일이다 생각했다. 그런데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ccfm에 대해 말해보라고 해서 어찌어찌 소개를 했는데 이럴 때는 참 답답하다. 이들과 농촌이 더욱 굳건하게 연대하고 도시의 운동이 더 확대되기를 빌었다.
오후 늦게부터는 우리 그룹이 모여 하루를 평가하는 시간. 이 시간도 참 곤혹스럽다. Ccfm(가톨릭농민회)의 국제활동이 꼭 필요하다면 영어공부는 해야 하겠다. 숙소로 사용하는 마리조쉬 할머니랑은 하루만에 너무 친해져서 헤어지기가 아쉬울 정도가 되었다. 무슨 인연으로 이리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할머니를 만나게 되었는지….
마리조쉬 할머니를 비롯한 모든 이들의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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