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_07_03_수 대한문 미사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
강론
서북원 신부(수원교구 담당사제)개인적으로 사제로 살아가면서 많은 미사를 봉헌합니다만, 특별히 수요일 대한문 미사가 기다려집니다. 이유가 많이 있겠지만, 강론하기가 일단은 쉽다고 하면 뭐하지만 강론할 때 편하게 할 수가 있습니다. 본당에서 강론하다 보면 자기 생각과 다른 말을 하면, 신부가 강론 때 저런 말을 하느냐고 이야기 하는 이도 있어요. 적어도 이 미사에서, 또 다른데도 마찬가지고요,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함께 지향을 두고 미사를 봉헌 한다는 것이 얼마만큼의 기쁨이고 행복인가를 미사를 통해서 깨달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여러분이 믿는 분이 누구시죠? 누굴 믿어요? 하느님을 믿겠죠. 여러분 중에서 하느님 본 사람 손들어 보세요? 우리 하느님 본 사람 없어요? 보면 죽어요? 좀 문제가 거시기 한데, 적어도 우리가 믿는 하느님에 대해서 왜 믿느냐,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믿는 분, 여기 계신가요? 역시 대답은 안하시네요. 나름대로 분명히 믿는 이유가 있을 거예요. 실질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가운데 하느님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믿는다고 말하는 것이 어떤 것일까?
오늘 토마스 사도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토마스 사도가 처음에 예수님을 믿었어요? 안 믿었어요? 믿지 않았어요. 왜? 보지 않았기 때문에. 토마스 입장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금 살아난다는 것에 대해서 그 자체를 믿기란 불가능했기에 자기는 직접 예수님을 봐야만 믿는다고 이야기해요.
우리가 실질적으로 살아가는 가운데서는 분명히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요. 개중에는 부모님을 보지 못하고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있어요. 아버지는 씨만 뿌려 놓고 죽고, 낳는 과정에서 엄마가 죽을 수도 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직접 부모님을 보지는 못했겠지만, 부모님을 통해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하는 것은 믿을 수 있겠죠. 그것조차 믿지 못하는 인간은 없을 거예요. 다 믿을 거예요. 마찬가지로 하느님을 우리가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하느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또 너무나도 인간을 사랑했기 때문에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어요.
그 믿음을 가지고 우리는 신앙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특별히 교회에는 성사라는 것이 있어요. 하느님 은총을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도 교회는 보이는 하느님의 표징으로서 7가지 성사를 우리에게 주었어요. 세례를 통해서 우리 이마에 물이 부어주지는 그 순간 내가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 또 고해성사를 받을 때 우리는 사죄경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말은 볼 수가 없습니다. 근데 우리는 사제의 말을 통해서 은총을 받았다고 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요. 이렇게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하느님, 예수님이라고 하는 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지만, 우리가 꼭 눈으로 형태를 봐야만 믿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매일 86번째 미사를 하는 이곳에서 누구보다도 여러분은 하느님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이 자리는 그 어떤 자리보다 거룩하고, 또 인간이 인간으로서 왜 살아가야하는지 궁극적 목적을 알 수 있는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여러 가지 일이 있다손 치더라도 오늘 이 자리에 이 시간에 하느님께 간절한 마음을 모아 기도하기 위해서 모인 것입니다.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 그 어떤 자리보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창조주이신 사랑이신 그 아버지 하느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을 예수님을 만났다고 하는데서 머무른다면 큰 의미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삶의 자리로 돌아가서 내가 만난 하느님, 그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내가 삶의 자리에서 함께하고 있는 이들에게 정확하게 ‘하느님은 살아계신 분이다’라고 하는 것, 그것을 어떤 식으로라도 전할 수 있는 사도로 오늘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봐야만 믿는다라고 하는 토마스의 모습, 한편으로는 토마스의 마음이 모습이 바로 우리의 진실한 모습일수도 있지 않나? 그렇지만 교회 안에서 우리가 함께 연대해서 이 미사를 통해 지향을 두고 관철될 때까지 기도 한다는 만큼 좋은 것도 없지 않을까?
오늘 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미사에 함께 하는 여러분은 하느님의 한 가족이라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가족이란 뭡니까? 어떤 사람이 가족입니까?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능력이 있건 없건 가족은 가족인 것입니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힘들어 하고 아파하는 이가 있는데, 그 사람이 나하고 조금 더 가깝다고 관심 가져주는 것을 가족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가족은 가족입니다. 그러기에 그가 힘들어 하고 아파하고 뭔가 필요하다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에게 내가 능력이 있건 없건 할 마음만 있다면 함께 해주는 것이 가족이 아니겠는가?
이 미사를 함께 봉헌하고 있는 여러분은 분명히 하느님의 가족이라는 것. 그 마음을 갖고 우리 자신들이 주님 안에서 끊임없이 기도한다면, 우리의 기도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아버지 하느님께서 기꺼이 들어 주실 것입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가 다 한 가족임을 느끼고 연대하는 가운데, 그날이 하루라도 빨리 다가 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는 우리 자신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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