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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TPP 무산 위기...美, 對 아시아 영향력 감소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 2015.06.17 뉴욕=정지원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무산 위기에 놓이면서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뉴욕타임스(NYT)16(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NYT"TPP야말로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대항하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일종의 약속"이었다며 지난주 미 연방하원의 표결로 오바마 대통령의 약속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전했다. 미 하원은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부여하는 법안의 연계법인 무역조정지원제도(TAA) 안건을 부결시켰다. 하원은 재투표 시한을 7월 말로 연장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가 워낙 거세 통과 가능성은 미지수다.

 

아시아 지역 전문가들은 TPA가 통과되지 않으면 오바마 대통령이 TPP 협상에 타결에 필요한 다른 정부들의 양보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NYT는 세계은행의 대항마로 여겨지는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막지 못한 미국이 TPP까지 실패한다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경제 외교는 또다시 좌절을 겪게 되는 셈이라고 전했다.

 

TPP 협상에는 미국과 일본,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 역시 TPP에 미국 못지않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4월 협상을 제안하는 미 의회 연설에서 "TPP는 우리의 안보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장기적으로 그 전략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송구오유 교수는 "TPP는 중국을 제외한 클럽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협상이 무산된다면 통합된 무역 시스템을 만들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또한 "한국의 경우, TPP 타결 이후 가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지만 적극적이진 않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보다 나은 협상을 위해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며 한국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한미 FTA 협상 이후 정치적으로 민감한 미국 주도의 무역 협상에 참여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의회 관계자는 "하원이 TAA 안건 처리 시한을 연장하면서 일단 시간을 벌긴 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TAA 안건의 의회 통과 전망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jjung7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