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료실

[제20회 농민주일] 강론자료_어린이부 미사용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말로 쓴 농민주일 강론자료입니다.

어린이부청소년부일반부 미사용으로 나누었으며, 천천히 읽으면 10~15분 남짓이 될 수 있도록 썼습니다. 강론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강론자료.hwp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 오늘은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농민들을 생각하고 기도하는 농민주일이에요. 농촌어린이들은 농부들이 얼마나 땀 흘리며 힘들게 사는지 잘 알고 있지만, 도시어린이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오늘 이 미사를 통해 농촌과 도시는 둘이 아니라 하나이며, 한 형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농부도 여러 가지 직업 가운데 한 가지에 들어가지요. 그런데 다른 직업과 다른 게 몇 가지 있어요.

첫째, 농부가 없으면 아무도 살 수 없어요. 컴퓨터, 자동차, 텔레비전, 냉장고를 씹어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이지요. 농부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저도 굶어 죽었을 것이고, 어린이 여러분들도 다 굶어 죽었겠지요.

둘째, 농부는 하느님과 가장 가까이 지내는 분들이에요. 하느님이 만든 자연 속에서 하느님과 함께 생명인 곡식을 심고 가꾸고 거두어서 다른 생명을 먹여 살리니까요. 때를 맞춰 비를 내려주시고, 햇빛을 주시고, 바람을 불게 하시고, 나비와 벌도 날아다니게 하시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 주시는 하느님과 가장 가까이 살고 있지요.

셋째, 농부는 남들이 모두 하기 싫어하는 힘든 농사를 짓고 있어요. 여러분들이 굶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애쓰고 있는 것이지요. 가만히 살펴보면 이 세상에는 참 착하고 고마운 분들이 많아요. 이번 주일은 이렇게 착하고 고마운 농부들을 위해 기도해야겠어요. 물론 오늘뿐만 아니라 한해 내내 농부들을 생각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음식을 먹어야겠지요.

 

그럼 이제 우리가 어떻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이웃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살펴볼까요.

가장 먼저 할 일은 밥을 먹어야 해요. 밥을 즐겨 먹는 사람들은 마음이 곱고 착해서 남을 도울 줄도 안답니다. 그러나 육()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온갖 질병들과 싸우다가 일찍 죽는대요. 아무것도 아닌 일로 동무들과 다투고 짜증을 부리는 어린이들과 미사시간에 떠들고 장난치는 어린이들을 살펴보면 거의 인스턴트식품과 육고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많대요.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사람이 병들기도 하고 건강하게 살기도 하고, 마음이 고와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니 먹는 음식을 잘 가려서 먹어야겠어요.

여러분들이 일반시장에서 사 먹는 육고기 대부분은 농약과 방부제 투성이인 수입사료를 먹고 자란 짐승들의 살덩어리에요. 생명이 있는 짐승들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가두고 온갖 나쁜 것들을 다 먹여서 키우고 있으니 사람이 먹어서 좋을 게 없겠지요. 오직 살을 많이 찌워서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들이 육고기를 조금 적게 먹으면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긴답니다. 오염된 환경도 살리고, 논밭도 살리고, 농부들과 농촌을 살리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어요. 밥맛을 없애고 밥을 못 먹게 하는 육고기와 과자, ,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가공식품을 줄이고 밥을 먹어야겠지요.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오염된 환경을 살리고, 지금도 논밭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농부들을 돕는 일이지요.

두 번째 할 일은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 해요. 어린이 여러분, 가끔 텔레비전을 보면 절에 있는 스님들이 밥을 다 먹고 나면 밥그릇에 물을 부어서 그 물로 밥그릇을 씻어서 마시는 모습을 보았지요? 밥그릇에 붙어 있는 밥 한 알까지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지요.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도 오늘부터 밥 한 알 남겨서는 안 되겠어요. 음식을 함부로 버리면 하느님이 가장 마음 아파하실 거예요. 우리 목숨을 살려주는 그 귀한 음식을 고마운 마음으로 천천히 맛있게 먹어야 해요.

우리나라 한해 음식쓰레기를 경제적 가치로 따지면 147000억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가정에서 버리는 것이 64%나 된다니 천벌을 받을 일이지요.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는다는 북한에 보내면 한해 내내 배부르게 먹고도 남는 양이랍니다. 그러니 음식을 함부로 버리는 짓은 사람을 죽이는 죄와 같은 것이지요.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들이 굶주리지 않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도 들판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농부들을 위해 늘 기도하고, 틈이 나면 가족이나 동무들과 농촌 일손 돕기를 하시기 바랍니다. 땀 흘려 일을 해 보면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저절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저 멀리 쿠바라는 나라에서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한 주에 하루는 농사짓는 공부를 한대요. 그만큼 우리 목숨을 지켜주는 농업을 귀하게 여긴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어린이 여러분들에게 부탁이 있습니다. 저의 부탁을 들어주시겠어요? 여러분들이 자라서 농부가 되는 꿈을 꾸기를 바랍니다. 넓고 푸른 들판에서, 시원한 바람 속에서, 온갖 새들과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밤마다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별들 아래에서 행복하게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모두 농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오늘 모인 여러분들 가운데 반 이상은 농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기도드리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