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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급식 논란에 대한 농민단체 공동성명서

가톨릭농민회 2014. 6. 3. 09:55

학부모-학생 불안을 야기하고, 우리농업의 불신을 조장하는

서울시 학교급식 선거 쟁점화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6.4 서울시장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농약급식’ 논란에 대해 우리 농업계의 대표자들은 깊은 우려를 가지고, 선거라는 민감한 시기를 감안하더라도 두고 볼 수 없어 입장을 발표한다.

근거가 희박한 주장으로 대안 제시도 하지 못하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우리농업 전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현재의 활동은 모두 즉각 중단하고, 선거 이후 정책적 차원의 합리적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우리는 주장한다.

친환경 학교급식은 지난 10년간 많은 토론을 거쳐 국민적 합의하에 제도화된 것이며, 지속적으로 제도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친환경 무상급식이 전국으로 확대되었으며, 학교급식에 필요한 친환경농산물을 계약생산하기 위해 농민들이 품목을 전환하고 기술을 개발해 왔다. 농식품부는 물론 많은 지자체들이 친환경농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생산비가 더 들지만 물류비용과 유통과정을 줄여서 국민의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 학교급식지원센터 설치, 광역유통체계 구축 등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우리농산물의 품질경쟁력과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없이는 농민이 살기 어려우며, 농민이 살기 어려우면 농촌도 피폐하게 되고 농촌이 망한다면 결국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존망 또한 위태롭게 될 것이다. 신뢰란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기는 한 순간이다. 더구나 10년여간 친환경농업생산자들과 국민과 함께 하려는 농업계, 학부모 등 많은 사람들이 공든 탑을 쌓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치권의 계산에 의해 던진 돌팔매질에 공든 탑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신뢰가 무너지면 학교급식 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품질좋은 농산물을 만들려는 농업계의 노력도 함께 무너진다.

그동안 논란이 된 내용 중 사실관계만 보면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연간 2만여톤의 급식재료를 공급하면서 매년 2∼3만건의 국내 최대의 안전성 검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검사에서 적발된 농산물은 전량 폐기해 왔다. 하지만 샘플검사의 한계상 학교에 공급된 일반농산물 2건에서 농약이 허용치 이상 검출되었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우리 농업계의 지도자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그것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가면서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최저가입찰 방식을 버리고 생산자와의 계약재배를 통한 얼굴 있는 농산물이 아이들 식판에 오르는 체계를 지속적으로 주장하였다. 친환경유통센터는 2008년도 학교급식과 관련해 대규모 식중독사태가 발생하고,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급식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학교장 100여명이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해 시스템 개선방안으로 마련된 것이다. 실제 올해 유통센터가 아닌 급식업체로부터 납품받은 학교에서 곧바로 2건의 식중독사고가 발생한 것을 보면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한 공적 운영시스템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농산물 유통단계 감축에도 부합하는 시스템이다.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면서, 친환경학교급식의 주축인 친환경유통센터의 문제점을 침소봉대하는 것은 친환경농업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하지 않고 정치적으로만 악용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시·도지사가 추천하는 생산자단체와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 급식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은 더욱 강화되어야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어렵게 발전되어 대부분의 지자체가 운용하고 있는 학교급식 시스템을 퇴보하게 만드는 비교육적인 행동이라고 크게 우려를 하고 있다.

우리는 학교급식이 정치에 악용되어 논란의 대상이 됨으로써 학부모-학생 불안을 야기하고, 우리농업의 불신을 조장하여 우리 농산물과 먹거리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더 이상 진행되기를 바라지 않으며, 선거 후 차분한 상황에서 정책적 개선이 이뤄지는 자리를 가지길 희망한다.

 

2014. 5. 30

 

가톨릭농민회, 국민농업포럼,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환경농업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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