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소식

"부당한 체포영장집행 중단하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성명 발표

가톨릭농민회 2015. 12. 9. 13:43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부당한 체포영장집행을 중단하라!

 

 

손대지 마라. 그에게 아무 해도 입히지 마라. (창세기 22,12)

 

 

1. 어제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의 자비로 시대의 모든 이를 위로하는데 부름을 받았음을 기억하며 '자비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 누구보다도 자비의 손길과 위로가 필요한 이가 있다. 노동자들 암울한 현실을 대변하다가 쫓기는 몸이 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다.

 

2. 정부가 노동시장구조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추진하고 있는 5대 노동법안은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고통을 전가하는 반노동자적 정책이며 개혁이 아닌 개악임이 이미 드러났다. 노동자들 뿐 아니라 절대 다수의 시민들이 반대하는데도 정부와 여당은 귀를 막고 오히려 노동자들의 애끊는 목소리에 폭력으로 응답하고 있다. 지난 11월 14일 십수만의 노동자, 농민들이 이런 절박한 사정을 호소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독재시절에나 있을 법한 소요죄를 적용하여 엄하게 다스리겠다며 윽박하고있다. 이는 더 이상 민주 정부가 아님을 스스로 고백하며 부당한 고용정책을 반대하는 이들을 적이나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독재의 본색을 드러내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3. 정부가 본래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이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이다. 국가권력이라고 해서 모든 정책과 행위에 있어서 정당성을 부여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가권력의 역할은 “국민들 사이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불평등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며 인간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정부가 이러한 권리들을 온전히 표현하고 자유롭게 행사하는 데에 장애가 되어서 안 된다.” (지상의 평화 63항~65항) 이는 국가권력의 올바른 행사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다.

 

4. 만시지탄이나마 정부는 그동안 국가권력을 올바로 행사했는지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불교의 심장이나 마찬가지인 조계사에 대한 겁박과 침탈 그리고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노동자의 존엄과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는 노동법 제정에 힘써주기를 바란다.

2015년 12월 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