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뿌리: 농촌생활공동체
[땅에서 온 편지] 벼의 때늦은 시집가기
가톨릭농민회
2014. 7. 1. 17:30
<가톨릭농민회> 의정부교구 장승록 빈첸시오
벼의 때늦은 시집가기
오대벼 모내기적기 5월말까지.
6월 30일 오늘, 한달 늦은 모내기.
힘 빠진 종모소 오줌만치 나오는
물을 20일정도 모으고 모아
인절미 반죽하듯 마를 써레질 후
모내기를 하고. 타 죽는건 다음문제
농부가 논 묵이는 것 보단 심고 타 죽는 게
나을 것 같아 그 중에 뿌리를 내려
일 천포기 중에 한포기라도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면 생명의 강인함을 느끼는 것
지난해 47일 동안 계속 비가와
너무 큰 소리 쳤더니 집 나가 돌아오지도 않고
애물단지 가뭄이가 동네 버티고 나갈 줄도 모르고.
군청 봉급 받아먹는 밥통들은 대책, 보상
아무것도 없다하니.
칠십 팔십 농부들 속만 타고.
40년 농사인생 올해처럼 힘든 적 없었는데.
하늘에서 하는 일 어쩔 수 없다마는
어찌 가장 낮은 농부들 시험하게 하시는지.
차라리. 내게도 그런 말씀 하시지요.
빈첸시오야, 다 때려치우고 나를 따라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