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사제 24명 "성완종 리스트, 불법 대선자금 문제"
홍 지사 사퇴 촉구 시국선언…검찰, 오늘 홍 지사 국회의원 시절 일정담당자 소환
천주교 신부 24명이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박근혜 대통령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규정하고 수사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생민주수호를 위한 경남 315원탁회의 참여 천주교 사제 24인'은 28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국선언을 했다.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린 신부 24명은 마산교구 소속이다. 이날 회견에 마산교구 박철현 정의평화위원장, 배진구·박창균·이재영·백남해·정윤호 신부 등 6명이 참석했다.
배진구(거제 고현성당) 신부는 시국선언에 대해 "서민 삶이 힘들고 너무 어렵다. 연일 밝혀지는 가진 자의 횡포, 그에 결탁한 고위 공직자 비리는 서민에게 소외감과 상실감을 주고 있다. 지난해 방문하신 교황님이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손잡아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예수님의 삶이고 성서의 기본, 교회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틀린 것은 틀렸다고 해야 하고, 진리를 선포하고 악을 비난해야 하는 직분에 있다. 신앙인 사명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마산교구 소속 신부들은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에 대해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박 대통령 사죄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한 바 있다.
2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민생민주수호를 위한 경남 315원탁회의 참여 천주교 사제 24인이
박근혜 대통령 대선 불법자금 수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퇴 촉구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박창균(가톨릭농민회 마산교구연합회 담당신부) 신부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박 신부는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연관된 사안임에도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정치개혁'이니 뭐니 하며 초점을 흐리고 총리 사퇴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끌어들여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성완종 게이트 핵심은 박 대통령 대선자금 문제이고 권력 실세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이다. 만약 지난 대선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전달됐다면 국정원의 불법적 대선 개입과 더불어 총체적 부정선거였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게 된다"고 주장했다.
신부들은 홍 지사 구속 수사와 사퇴도 촉구했다. 박 신부는 "진주의료원, 무상급식 등 홍 지사의 독선으로 도민의 불만과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으며, 그가 뱉은 안하무인의 막말로 도민 가슴에 상처가 가득하다"며 "홍 지사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도지사직을 내려놓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경 "사람에게는 바른길로 보여도 끝내는 죽음에 이르는 길이 있다(잠언 14장 12절)"를 인용해 "지금 사태처럼 인간이 그릇된 권력을 추구하다가 저지르는 불법 부정에 대한 준엄한 경고의 말씀"이라며 시국선언을 마무리했다.
홍 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는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29일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측 금품수수 의혹 시기 일정담당자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홍 지사 측은 일정담당자 소환에 대해 "국회의원 시절 의원실에서 일정을 담당하던 여비서"라고 설명했다.
홍 지사 측 인물에 대한 조사가 잡히면서 검찰의 홍 지사 소환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 지사는 28일 출근길 취재진의 검찰 소환 등에 대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2015년 4월 29일(수)